데이비드 핸드 지음, 전대호 옮김
더 퀘스트 출판
언젠가 독실한 기독교인인 아는 이의 인스타그램 글에서 그런 글귀를 본 적이 있었다. 그 사람은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영국으로 여행을 갔는데 1년 내내 흐리고 비가 온다는 여국의 날씨에 대한 정설과 달리 여행 내내 날씨가 맑고 청량했다는 것에 대한 기쁨과 함께 ‘이런 날을 나에게 선물해주신 주님의 뜻에 다시 한 번 감탄하게 된다.’라는 말을 쓴 것을 보게 된 것이다.
물론, 나는 기독교인에 대한 어떠한 편견이나 혐오를 가지고 있지 않고, 종교적인 면에서 무교인 일반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그런 나였기에 날씨가 좋았다는 것과 하느님이 그것을 자신에게 선물해주었다는 그 말 사이에는 어떤 과학적 근거나 논리적인 이유도 없다는 것을 당연히 떠올리게 되었고, 그런 말을 하는 그 사람의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영국의 날씨가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많다는 것은 단지 영국 기후가 다른 나라의 기후에 비해 습하고 비가 자주 오는 섬 지형이기에 그런 것이고, 그 사람이 그 시기에 여행을 간 것도 다분히 우연, 확률적인 일일 뿐이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는, 그 순간 나는 지극히 이성적인 현대인이었다.
"생기부 독서 추천 / 독후감 쓰기"
“기적 같은 우연은 없다. 일어날 만한 필연이 있을 뿐‘ 이 책은 그런 우연과 신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우연희 법칙‘ 영국 왕립통계확회의 회장을 지낸 통계학자이자 저명한 통계학의 교수인 데이비드 핸드는 확률이 0인 것과 거의 0이라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며, 대부분의 중세인들과 지금의 사람들이 우연을 신이 던진 주사위와 같이 경이로운 계시, 혹은 대단한 것인 것처럼 말하지만 사실은 세상 모든 일은 일어나느냐 일어나지 않느냐를 나누는 통계학적 확률의 게임일 뿐이라는 것이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는 주제이다.
정말 우연의 일치와 같은 공놀이, 신의 계시처럼 여겨지는 로또 같은 일확천금의 기적도, 몇 만 명 중에 한 명이 걸린다고 하는 희귀병에 걸릴 확률도, 내가 버린 동전 한 잎이 세상을 돌고 돌아 내게 다시 돌아올 확률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이런 것을 숫자로 수치화하는 것이 저자와 같은 통계학자들이 하는 주요한 일이다. 누군가는 통계학자나 과학자들이 끊임없이 입증하려는 그 이론적인 것이 세상을 부정적이고 그릇되게 보는 일인 것 마냥 잘못 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때로는 그저 신이 던진 우연 같은 기적처럼 받아들이고, 그저 느끼고 감격해야 하는 것조차 그렇게 통계적으로 수치화하고, 그냥 과학적인 현상이라고 해 버리면 세상을 살아가는 아무런 감흥도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이들의 ’전혀 입증되지 않은 감성적인 반박‘에 이렇게 말한다. "무지개의 색들이 생겨나는 원인을 알아도, 무지개의 경이로움은 손상되지 않는다."라고 말이다.
"생기부 독서 추천 / 독후감 쓰기"
그리고 나 역시 그 말에 동의했다. 그가 이 책을 통해 보여주는 수많은 우연한 일에 대한 예시를 읽고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놀라움을 가지면서도, 저자가 이를 분석해 확률적으로 분석하는 부분을 읽으면서 궁금증이 자연스럽게 풀렸고, 그런 확률적인 수치를 정확히 아는 것이 꼭 내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과 감흥을 저하시킨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아니 오히려 희긔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두 아이를 잃은 슬픔에 놓였으면서도 사람들의 근거 없는 추론과 의심으로 인해 살인 누명을 쓸 뻔한 어머니와 희귀병 환자들에게는 그런 명확한 수치와 통계가 오히려 도움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너무나 다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모든 관심을 모두를 위해 사용하느냐, 어느 한 사람을 위해 쓰느냐 하는 마음가짐의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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