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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활동에 추가하면 좋은 책

총,균,쇠 (1) - 제레드 다이아몬드

by 현서엄마 2023.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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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 김진준 역자

문학사상 출판 2017.11.14

사람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다. 어떤 이는 과제를 제출하기 위해, 어떤 이는 문해력을 기르기 위해, 어떤 이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습득하려는 나름의 목적성을 가지고 책을 읽는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책을 많이 읽는 이와 적게 읽는 이의 차이점을 묻는다면 책을 많이 읽을수록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넓어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데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많은 나라를 돌아다니고, 많은 경험을 하려 해도 한 개인이 세상을 직접 보고 경험하여 익힐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에 사람들은 자신이 갈 수 없는 곳, 경험할 수 없는 것들을 간접적으로라도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책을 선택한다. 그렇게 책을 통해 우리는 서로가 가진 서로 다른 생각과 식견, 지혜를 나누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책을 쓰는 사람은 왜 책을 쓰는 것일까? 그 역시 책을 읽는 이유처럼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이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어떤 이는 자신이 아는 이론을 잘 정리해 보여주기 위해, 어떤 이는 말이나 행동이 아닌 글을 통해 자기 생각과 가치관을 표현해낼 수단으로써 책을 쓰기도 할 것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는 사람과 책을 쓰는 사람 사이에는 마치 내가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써놓은 것 같은 동질감이 자리 잡기도, 내가 몰랐던 것을 이 책을 쓴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이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와 나 사이에는 어떤 감정이 존재하게 될 것인가? 그리고 그는 왜 이 책을 썼으며, 나는 왜 이 책을 읽는가? 하는 물음을 방대한 이 책의 내용을 읽기 전에 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노력하며 읽는 것과 그런 생각 없이 그저 단편적인 책 속에 사실들을 찾아내며 읽는 것에 따라 이 책은 아주 다른 감상과 깨달음을 독자에게 주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이에게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명의 탄생과 식민지 개척의 역사, 원주민과 이민자들의 사상적 차이, 혹은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종교, 사상, 개발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폭넓게 파악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읽을 수도 있다. 그리고 누군가는 제목의 , , 처럼 인류의 역사를 좌지우지했던 결정적인 세 가지 큰 전제를 거시적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통해 현시대는 세 가지 중 어떤 것에 의해 좌우되고 있는지에 대해 통찰력을 기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중 어떤 것에 초점을 두고 읽든 내가 생각하는 이 책은 인류가 걸어온 수천 년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에 대한 방법론적 고민을 안겨주고, 지난 과거에 대한 회의론적 반성을 해볼 수 있는 책 아닐까?

 

분명히 책을 읽기 전 알아야 할 점 중 하나는 그가 생리학으로 과학 인생을 시작해 조류학, 진화생물학, 생물지리학 등을 공부한 학자 출신이라는 점이다. 누군가는 그것이 왜 큰 의미인지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모든 책에서 저자가 어떤 학문을 전공했느냐가 큰 의미를 가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역사를 기록하는 책이라면 그 글을 누가 썼는지 알게 되면 책의 내용을 좀 더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

역사는 인류가 존재했던 이래 인류의 역사와 관련된 모든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학문이고, 어떤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정론적 시각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러드 다이아몬드는 찰스 다윈처럼 생리학과 진화생물학 분야에 자신이 공부했던 지식과 지리와 환경에 의해 인간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다분히 살아있는 생물과 인간적 관점에서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역사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꽤 길다. 아마 역사로서 아직 온전히 인정받지 못했다고 하는 선사시대 이전의 초기 인류의 삶까지 포함시킨다면 그야말로 적어도 400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지구에서 인류는 살아왔던 것이다. 우리가 모두 알다시피, 우리는 기독교, 예수의 탄신을 기준으로 기원전, 기원후의 시간을 분리 짓는다. 그 기준에 의해서 우리는 기원 후 2017년의 세월에 살고 있지만 그 기준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우리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4000년이 넘는 시간을 우리의 삶을 기록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그 역사 중에서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나 자신의 인생 몇십 년조차 몇 년만 시간이 지나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 아니던가, 우리는 인생에서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 중에서 가장 슬펐던 일’,‘가장 기뻤던 일’, ‘가장 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던 일을 대체로 가장 많이 기억한다. 그리고 역사학자들 역시 그 수 천 년의 인류 역사 중 가장 큰 영향력을 가졌던 일, 가장 후대에 교훈이 될 만한 일, 가장 위대하거나 잔혹했던 인물 등으로 역사를 가늠하고 구별 짓고 이론화하게 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런 부분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 책은 명확한 역사적 사실의 발생 연도와 의미, 전개 과정을 설명하는 다른 역사서와 다른 책이라고 생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것이 수많은 학자들과 언론이 이 책을 최고의 책이라며 찬사를 보냈던 이유도 바로 그 이유일 것이다. 어떤 역사 서적에서도 본 적 없는 아주 체계적인 환경 결정론적 역사에 대한 통찰력은 아주 깊이 있으며 읽는 동안 내가 진화생물학을 전공하지 않았음에도 이것이 진리였다는 믿음을 가지게 만든다. 반면 세세한 역사적 사실을 하나하나 되짚어 나가기보다 그 사건이나 인물과 시대가 가지는 의미성에 집중하고, 그 모든 역사를 관통했던 총, , 쇠라는 세 가지 요소를 잊지 않은 채 보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사전 지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라면 책의 전체적인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아니 파악하기 전에 방대한 양에 읽기를 포기하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나는 평소에도 이 책에 기술된 연도를 보고 대략 어느 정도 시대라는 것을 가늠할 정도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음에도 섣불리 이 책의 각 챕터에서 주제로 삼은 연도가 어떤 사건들이 있었던 시대라는 것을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독자들을 위해 친절한 역사 도서라고는 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모두 읽었을 때, 나는 이 책에 나왔던 사건들에 대해 조금 더 공부해 본 다음 다시 이 책으로 돌아와 읽어보고 싶다는 강한 흥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까지 세세한 사실을 안 다음 다시 읽는다면, 보다 저자가 처음 집필했던 의도에 맞는 이해 수준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해졌을 때, 나는 역사와 인류의 삶의 전환점을 알아보는 거시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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