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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활동에 추가하면 좋은 책

총,균,쇠 (2)

by 현서엄마 2023.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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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균쇠

 

그리고 책을 읽으며 다시금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읽고 고민한다는 그 말을 이 책을 읽고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바로 “'WHAT IS HISTORY?(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역사가 E. H. Carr가 남긴 질문이다.

그는 우리가 기록물을 통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역사가 진실이 아닌 역사적 사실에 기초를 두고 역사가가 재해석한 새로운 faction(fact + ficthion)라고 말했다. 역사는 사람의 삶이다. 한 사람의 역사는 인생이라는 말로 불릴 것이며 지구가 태어나고, 인류가 살기 시작한 이래, 인류는 어떻게 살아왔는가? 에 대한 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가장 거시적인 관점에서 큰 틀을 이해한 후, 미시적 관점으로 넘어와 문명을 형성했던 국가, 그리고 그 국가 안에 살던 사람들의 삶으로 내려온다. 그렇게 더 많은 사람이 모여 더 큰 세계를 이루게 되고, 또 그것을 전 시대사적인 의미에서 문화’,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포괄하여 우리는 후대에 남길 과거 인간의 삶을 정리해 역사라고 부른다. 그리고 한 사람의 역사인 인생과 인류 전체의 삶인 역사가 다른 점은 역사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 다른 문명, 다른 문화와 종교 등이 충돌하고 사건, 사고를 일으키며 변화해왔다는 점이다. 그리고 적어도 두 가지 이상의 상반된 입장의 충돌과 변화의 역사는 언제나 그중 승자가 누군가에 따라, 그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의 가치관과 입장에 따라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어 기록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아는 역사는 진실이 아닌 역사가, 기록하는 자의 해석의 역사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는 사람들이 그간 알고 있던 수많은 역사적 사실 속에 숨겨진 또 다른 사람의 의도, 시대의 요구, 누군가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더 큰 시대적 흐름의 존재를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그것을 통해 독자 스스로 지난 역사를 어떤 거시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판단해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당신이 살아갈 시대에 총, , 쇠 다음 그 어떤 것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시대가 왔을 때 또 다른 어떤 단어로 시대를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질문을 말이다.

 

우리는 흔히 서구제일주의라든지, 백인우월주의라든지, 인종차별과 같은 문제가 유럽이나 미국의 일부 백인들의 편견과 관련된 일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사실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면 저자가 말한 식의 사고방식과 편견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일례로 우리나라에서 최근 사회복지와 관련해 큰 사회문제화 되었던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도 필리핀이나 아프리카 방면, 동남아 국가에서 온 사람들을 은연중에 우리나라보다 가난한 나라에서 오고, 더 나은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편견을 너무 쉽게 가진다. 요즘에는 조금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제결혼과 같은 일에서 백인과 결혼한 사람과 흑인과 결혼한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우리 자신도 서구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인종차별과 민족 차별적 관점에서 보면 절대 백인 유럽인들 쪽이 아닌 정복당하던 신대륙과 제3세계 아시아인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편견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우리가 인종차별주의자, 민족 차별주의자라서가 아니다. 우리가 세계사를 배우는 내내 백인 개척가들이 신대륙을 개척해 아프리카, 아메리카, 신대륙을 개척해 발달된 문명을 전달했고, 그 이전에 그들은 미개한 원시적 생활을 하고 있었다는 기록을 배우고 믿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기록을 먼저 했던 이들이 유럽, 미국인들이었고, 우리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치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과거에서 미래로, 문명이 발달된 서양 유럽에서 아프리카로, 신대륙 아메리카로, 또 다른 미개한 국가로 마치 문명이 전파되는 듯한 사고방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근본적인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인류가 지구상 어느 곳에서든지 정착한 환경에 맞게 자신들만의 문명을 발전시켜왔으며 그것은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한 것이라거나 어디로 누군가에 의해 전파되어 개선된 것이 아니라 각자의 고유함을 가지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매우 의미 있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무언가를 우월하고, 미개하다고 판단하고 차별하는 일에 열중하는 현대인들에게 그런 편견은 애초에 인류가 문명을 만들어냈을 때부터 무의미한 것일 뿐이었다고 말이다. 나는 그렇기에 이 책이 단순히 인류의 지난 역사에 대해 설명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현대의 어떤 시대에서 읽어도 유의미한 것을 찾아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는 멈추지 않고 계속 흘러가는 강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마치 인간의 삶과 같다. 유한한 듯, 하면서도 무한하며, 나의 생애와 함께 끝나는 것 같지만 나의 후대, 후대를 거쳐 나의 흔적이 남듯, 현재는 과거의 모든 것의 흔적이며, 미래를 위한 초석이 된다. 그것에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만물을 소생하게 하는 젓줄과 같은 이 강, 역사가 흘러가는 도중, 어딘가에서는 아무런 걸림돌 없이 세찬 물길이 흘러 만물이 생존할 수 있도록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마치 이전에 가던 길이 잘못된 길이었다는 듯이, 네가 흘러갈 길은 다른 쪽이어야 한다는 듯이 물길이 바뀌는 시점이 생겨난다. 그 몇 번의 걸림돌, 다른 방향의 물길을 따라 또 물은 흘러가 새로운 강과 바다를 이루면 그 위에서 이전까지 없었던 새로운 작물이 자라나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에서 저자가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이 책의 진정한 가치성이다.

 

문명 격차의 발생은 다분히 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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