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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활동에 추가하면 좋은 책

메타버스 사피엔스 - 김대식

by 현서엄마 2023.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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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사피엔스

 

서점에 꽂힌 책들만 보아도, 뉴스와 기술 분야에 대한 포럼, 세미나에 대한 자료들마다 모두 새로운 변화에 대한 이야기뿐이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역시나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을 논할 때 역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 ‘클라우스 슈밥은 앞으로의 변화의 시대에 대체 어떻게 적응하고, 뒤처지지 않을 수 있냐는 사람들의 물음에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시대는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빠른 물고기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이다.’

그 말인즉, 앞으로의 시대가 그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라는 말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해석해보면 이전에 우리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던 모든 관념과 선입견, 가치관을 바꿔야 하는 시대라는 말이기도 하다.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상이 포식자가 하위 포식자를 잡아먹는 약육강식에 익숙해져 있는 구시대에 살아오던 우리는 앞으로 겉으로 보여지는 크기, , 자연의 법칙에 맞춰져 있는 모든 생각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대의 법칙에 익숙해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말처럼 들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빠른 물고기가 되어야 한다면 얼마나 빨라져야 하며, 어떤 물살의 흐름에 맞춰 헤엄을 쳐야 한다는 말일까? 그런 슈밥의 발언에 대해 생각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 우리가 흐름에 맞춰 헤엄을 쳐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 물살이 아닌 메타버스라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란 무엇일까? 저자는 메타버스에 대해 정의를 하며 메타버스가 거품도, 파도도 아닌 해일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한다. 그야말로 탁월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처음 메타버스라는 개념을 많은 대중들이 인식했을 때, 우리는 메타버스를 한순간 부풀어 올랐다가 사라지는 거품처럼 취급하는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다.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영화, 드라마에 나왔던 메타버스 개념을 떠올려보자. 모든 사람들이 단 하나의 유일무이한 개체이자, 내가 사는 세계가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메타버스는 다중세계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며 사람들에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어릴 적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접했던 아바타나 인터넷상의 또 다른 닉네임으로 활동하던 각종 캐릭터처럼 어딘가에 나와 같은 얼굴과 외면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다른 성별, 성격, 신분, 능력을 갖춘 또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전에 상상하지 못했던 색다른 즐거움과 놀라움을 선사해주는 하나의 오락 수단에 불과했다. 그것이 마냥 즐거운 오락거리처럼 느껴졌던 이유는 단순한 흥미 위주의 접근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메타버스가 영화, 드라마에서 나와 우리의 현실 세계에 나타나기 시작한다면? 그리고 그 등장이 내가 살아왔던 세계와 나의 존립에 위협을 가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일어난다면? 과연 그때에도 우리가 메타버스를 마냥 흥미로운 공상과학 이야기와, 한때 지나가는 거품 혹은 한 번 밀려 들어왔다가 어차피 제자리로 돌아가 버릴 파도처럼 취급할 수 있을까? ‘해일지금 일어나고 있는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변화는 해일처럼 우리를 덮치고 사라져버리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모두 바꾸고, 휩쓸고, 어쩌면 사라지게 한 다음 모든 것을 다시 세워야 할 정도의 변화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 책은 바로 그런 엄청난 해일과 같은 메타버스라는 변화 앞에 인간이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 접근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이 글의 저자가 앞으로 다가올 그 큰 메타버스라는 변화에서 가장 중요한 대응을 해야 하며, 대응하게 될 세대를 Z세대로 꼬집었다는 점이다. Z세대, 최근 들어 가장 미래를 주도할 세대로 부각되고 있는 MZ세대 중 Z세대는 1990년대 이후 태어난 30대가 되지 않은, 아직 20대의 파릇파릇한 학생, 젊은 사회 초년생들이 대부분이다. 30대 이상의 기성세대들이 본다면 아직 사회 경험이라고는 거의 없다시피 하며, 학생의 티도 벗지 못한 그 Z세대가 어떻게 앞으로의 메타버스 시대의 흐름을 주도한다는 말일까? 저자는 그 이유는 Z세대야말로 태어나면서부터 메타버스를 구성해내는 주요 기술, 즉 미디어와 디지털 기기,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낸 가상 현실 공간과 로봇, 인공지능 AI에 가장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익숙하다.’ 라는 것은 그렇다면 그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큰 장점이 되는 걸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모든 사피엔스들이 환경과의 응전을 통해 성장해오고 사회적 동물로 성장해왔듯, Z세대를 성장하게 한 사회적 환경이 바로 가장 메타버스와 디지털 세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오프라인 공간 안에서 이뤄지는 인간관계와 사회관계, 아날로그적 방법으로 직접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해결해내는 관계와 업무가 아닌 디지털 기기와 각종 미디어의 편리함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온 세대였다. 인터넷이 아닌 다른 것으로 정보를 찾는 일에 익숙하지 않을 만큼 인터넷과 디지털 기계는 그들에게 가장 가까운 환경이었기에 그들은 메타버스라는 다중세계와 인공지능과 함께 공존해 살아가는 변화의 흐름을 가장 잘 주도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의견이다. 그리고 사실상 이제 조금씩 상용화를 목전에 앞두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빅데이터, 스마트 시티와 스마트 팩토리, 인공지능 로봇과 AI 시스템 등이 가깝게는 5~멀게는 10년 이내에 상용화될 것을 예상해보자. 그렇게 본다면 지금의 20대인 Z세대가 사회 주요 생산자층에서 활약하게 될 30~40대의 시기와 거의 맞물리게 되니 이런 저자의 Z세대의 가능성에 대한 지적이 그거가 없이 보이지는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어릴 적부터 가장 많이 경험해왔던 모든 기술을 기반으로, 그것을 메타버스기술로 보완하는 생산자이자 창작자로 발전해갈 것이며, 시장의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소비자로서 또 다른 5, 6차 산업혁명을 꿈꿔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을 읽으며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 책의 저자가 뇌과학자라는 사실이다. 그는 뇌과학자이기에 메타버스에 대해 공상과학영화처럼 차원과 시공간 이동, 시간여행처럼 보아왔던 대중적인 시각과 전혀 다른 메타버스에 대한 접근법을 소개한다. 실제로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육체를 옮겨가 다른 가상현실로 데려간다는 것이 아니라,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가상 세계에 만들어질 새로운 세계를 어떻게 인간이 현실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뇌과학자적인 입장에서 책을 읽어야만 저자가 그리는 세계가 전혀 비현실적이고 공상과학적인 것이 아니라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의학적인 면과 기계공학적인 측면이 결합된 세계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수많은 메타버스에 대한 서적이 이미 출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그런 책들과 차별성이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도 바로 그런 뇌과학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메타버스 세계의 접근법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자신의 뇌를 10% 이상 사용하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정도로 아직 그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미지의 세계와 같다. 그런 뇌는 감각기관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여 정보를 처리해내고 현실로서 구성해내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뇌를 모방한 신경망이 실제 현실과 구별 불가능할 정도로 실재감이 있는 현실을 어떻게 마련해내는지에 대해 그는 설명해준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해진다면 마치 두 개의 세계에서 한 명의 사람이 살아가는 것처럼 현실 불가능한 세계가 현실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 중세까지 세계는 평편하고, 저 먼바다의 끝에는 낭떠러지 같은 바닷물이 떨어지는 폭포가 있으며, 그 폭포 밑에 세상의 끝이 있다고 믿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대항해를 시작한 후 지구가 둥글며, 세상은 끝이 없고 모두 이어진 곳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으며 그때처럼 이제 현시대의 사람들이 이 디지털 대항해를 시작하면 지구, 우주 밖 보이지 않던 세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세계로 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항해가 끝난다면 이제 뇌과학적으로 호모 사피엔스라고 불리던 우리의 학칭은 새로운 대항해 이후 새로운 사피엔스로서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미래 예견적인 확신마저 책을 통해 내보이고 있다.

이게 얼마나 가까운 미래일까? 이미 국내외에서 제페토, 이프랜드,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를 적용한 상용화 기술 서비스가 시장에 진출해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말하는 해일과 같은 변화가 얼마나 우리 가까운 곳에 다가왔는지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이 해일이 지나간 후 우리가 살아남는 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휩쓸려 사라져버리는 자가 될 것인지 역시 우리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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